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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균류 네트워크, 총 길이 110쿼드릴리온 km — 첫 전 지구 지도 완성

IPCC 모델이 놓친 탄소 격리 장치, 그 전모가 드러나다

지하 균류 네트워크, 총 길이 110쿼드릴리온 km — 첫 전 지구 지도 완성

110쿼드릴리언 km의 의미: 숫자가 아닌 구조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의 10억 배. 이 비유는 규모를 실감시키려는 수사지만 정작 중요한 사실은 따로 있다. 2026년 6월 《Science》에 발표된 연구가 충격적인 이유는 숫자 자체가 아니라, 지하 생태계를 처음으로 전 지구 단위에서 정량화했다는 데 있다.

SPUN·셰필드대·AMOLF 공동 연구팀은 전 세계 16,000개 이상의 토양 코어 샘플 데이터에 머신러닝을 결합해 최초의 전 지구 AM 균류(수지상균근균) 밀도 지도를 만들었다. 110쿼드릴리언 km는 직접 측정값이 아닌 모델 추정치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이 연구의 또 다른 의의를 드러낸다. 희소한 현장 데이터의 한계를 머신러닝으로 극복해 전 지구 추정치를 도출한 방법론은, 생명과학 분야 AI 활용의 대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핫스팟은 열대우림이 아니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반직관적인 발견은 AM 균류 바이오매스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 열대우림이 아닌 초원·프레리·습지라는 점이다. 셰필드대 공식 보도에 따르면, AM 균류 생물다양성 핫스팟의 95%는 현재 보호구역 밖에 위치해 있다.

그간의 보전 정책은 지상 생태계, 특히 열대우림에 집중됐다. 이번 지도는 그 편향을 수치로 증명한다. 농경지의 AM 네트워크 밀도는 자연 생태계 대비 약 50% 수준으로 감소한 상태다. 경작, 합성 비료, 농약이 이 네트워크를 절반으로 깎아왔다. 보이지 않으니 파괴됐다는 인식 자체가 없었다.

IPCC 모델의 사각지대

AM 균류의 탄소 바이오매스는 약 3억 메가톤, 연간 CO₂ 격리량은 약 40억 톤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Ars Technica가 지적했듯 현존 IPCC 기후 모델 대부분이 이 기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경지 확장이나 경작 방식의 변화로 이 네트워크가 파괴되면, 현재 기후 예측에 잡히지 않은 탄소 방출원이 생겨난다.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실제 대기 중 CO₂는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탄소 예산 계산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 근거가 생긴 셈이다.

데이터가 열 새로운 시장

이번 연구의 실용적 파급은 학계를 넘는다. 전 지구 AM 균류 밀도 지도는 자연 자본 회계, 탄소 크레딧, 재생 농업 세 분야의 데이터 기반으로 즉시 활용 가능하다.

재생 농업 방식으로 전환한 농지에서 AM 네트워크가 회복되면 탄소 격리량이 늘어난다. 이를 정량화할 수 있는 지도가 생기면서 재생 농업 탄소 크레딧의 신뢰도를 뒷받침할 측정 기준도 갖춰졌다. Inside Climate News가 보도한 것처럼, 이번 연구는 지하 생태계를 기후 금융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첫 발판이 될 수 있다.

전망: 보이지 않던 것을 정책에 담는 일

다음 과제는 명확하다. 이 지도를 IPCC 탄소 예산 모델에 통합하고, 핫스팟 지역의 보호구역 지정 논의로 연결하는 것이다. AM 균류 핫스팟 95%가 보호구역 밖에 있다는 사실은 현재의 보전 체계가 얼마나 지상 편향인지를 드러낸다.

지구 생명 유지 장치의 상당 부분이 땅속에 있었다. 우리는 이제 막 그 윤곽을 읽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지도가 정책 결정자의 책상 위에 올라가는 데 얼마나 걸리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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